공무연연금공단(이하 공무원연금)이 화성상록골프클럽(이하 화성상록CC) 부지 일부 매각으로 투자금 대비 8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려놓고도 울상이다. 단순히 토지 매각만 따졌을 때는 높은 성과로 평가되지만, 이번 매각은 공익사업 편입에 따른 강제 매각으로 골프장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손해로 볼 수 있어서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공익사업 편입토지 매각 결과를 보고 받았다. 보고 사유는 공무원연금 산하 화성상록CC 잔여부지 일부가 제2외곽 순환고속도로(이천-오산 구간) 건설공사에 편입돼 매각한 내역이다.
주요 내용을 보면 화성시 동탄면 중리 산176-6 등 14필지(총 9397.7㎡, 약 2840평)를 약 15억원에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매각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공무원연금은 1989년 3월 말에 해당 부지를 사들였고 골프장 부지(산 170번지) 공시지가를 보면 1990년 1월 기준 1㎡당 2만원 수준이다.
이번에 매각한 땅을 당시 공무원연금이사들이면서 들인 비용은 약 1억8000만원, 토지 매각 차익으로 13억원을 남긴 셈이다. 한 부동산연구소 연구원은 “골프장 일대 임야 매입 당시 공시지가는 1만원대 이하로 추정된다”며 “화성시 임야 중 1만원 이하가 수두룩한 데, 골프장 건설 계획으로 공무원연금이 부지를 매입하면서 공시지가도 뛰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무원연금 입장에서는 이번 매각이 국가사업에 따른 강제적인 매각으로 장기적으로 손해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6년 말에 제2외곽 순환고속도로(이천-오산 구간) 착공을 시작했고 오는 2021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천-오산 고속도로는 수도권 제2외곽순환 고속도로의 남동부구간으로 경부·중부·영동고속도로와 연결하게 된다. 총 사업비는 7642억원으로 화성 동탄에서 광주 도척면까지 총연장 31.2km, 4차로 규모다.
노선도를 보면 공무원연금의 화성상록CC 부근을 지나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의거 국가에 수용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골프장 부지를 도로에 편입시키기로 한 이상 매각할 수밖에 없다”면서 “사실상 해당 부지를 골프장 운영 수익으로 돌렸으면 더 큰 이익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골프장 부지 편입으로 부담은 있었으나 토지 매각으로 보면 이익이다”고 말했다.
출처 : 이데일리 / 박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