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진구의회 의장단 선거를 두고 여야의 첨예한 갈등으로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 와중에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부산진구청 공무원 A씨의 절규가 담신 문자 메시지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진구의회 민주당 의원이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공금 횡령으로 고소하는 과정서 해당 의원의 업무추진비 내역을 관리·감독했던 A씨는 선결제한 뒤 카드 내역을 품의로 작성한 게 법적으로 저촉됐다.
구의원의 업무추진비용 카드는 품의를 먼저 작성하고 사용해야 하는데, 통상 카드 결제부터 한 뒤 품의를 작성하기도 한다.
하루 아침에 참고인 신분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으로 피의자 신분이 돼 경찰 조사를 받게된 A씨는 지난달 25일 의원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카드사용을 먼저 한 뒤 영수증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카드 사용 날짜에 맞춰 기안해서 지출한 정황을 두고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적용돼 피의자 조사를 받고 왔다”며 “공적 문서와 엮여 쓴 업무추진비는 담당공무원에게 문책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걸 알고도 고발을 했나”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을 문자에 담았다.
또 “의회를 근무하면서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했다. 휴일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의원을 보좌했다”며 “타 구의회와 달리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의 업무추진비를 관리했다. 원칙은 카드 사용 전 의정계장에게 결재를 받고 문서로 등록한 뒤 사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문자에는 구의원의 원망도 서려있었다.
A씨는 “의회 사무국은 직원들 사이에 최악의 기피부서가 됐다. 이유는 의원들이 더 잘 알 것이다”며 “서로 고발만 하고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 그것이 주민을 위하는 것인가. 자리싸움에서 시작돼 절벽을 향해 치닫고 있는 전사 같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치이냐”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의원님들 카드사용하신다고 해서 품의했고, 간혹 뒤에 전표를 가져 오셔서 뒤처리한 게 뭔 큰 죄인가. 누가 돌팔매질을 하실 수 있을까”라며 “제가 한 게 무슨 죄가 되나. 평생 잊지 못할 오늘이 될 것이다.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주신 의원에게 감히 평생 원망하며 살아 가겠다”고 토로했다.
문자에는 경찰 수사에 불만을 품은 내용도 담겼다.
A씨는 “경찰은 단순히 늦게 품의한 것도 공문서 위조 작성이라는 무서운 법의 잣대로 손쉬운 저를 옳아 매려 하고 있는 상황이 정말 통탄스럽다. 선거 관련은 한마디도 안 물어보고 가자마자 영상취조실에 들어가서 바로 인적사항부터 묻고 업무추진비 집행 관련 질문했다”며 “너무 고통스럽고 당황스럽다. 정말 세상이 바로 보이지 않는다. 나처럼 선량한 사람이 왜 죄인이 돼야 하는가. 정말 혼란스럽다”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또 “수사관은 도둑질을 시킨 사람도 죄인이지만 도둑질 한 사람이 더 죄가 많다는 논리로 나를 아주 큰 죄인으로 취급했다”며 “‘이 사건도 애초에 서로 타협하고 그랬으면 쉽게 끝날 일 일수도 있었다. 이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자기 손에서 떠났다’며 수사관이 언급했다”고 통탄했다.
이밖에 자신이 살아온 녹록치 않았던 삶의 궤적을 문자에 담아 동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출처 : 포커스뉴스 / 조탁만 기자 man@focu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