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10시 50분께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백화점이 문을 연 지 20여 분밖에 되지 않아 한산한 편이었지만 9~11층 면세점은 벌써부터 붐빈다. 아침부터 면세점을 찾은 사람은 대부분 중국인이었고 깃발을 따라 움직이는 단체 관광객도 많았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소공동 롯데면세점은 오전에는 그나마 낫지만 오후에는 물건을 제대로 살펴보기 힘들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이 넘쳐나 혼잡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며 "특히 화장품 코너 등이 큰 인기를 끈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이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좀 더 수용하기 위해 본점(소공동) 면적을 기존에 비해 16% 정도 확장하고 매장을 재배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점포는 작년 매출 1조2000억여 원으로 국내 면세점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는 상징적인 곳인 데다 신라ㆍ신세계조선호텔 등도 중국인을 잡기 위해 영업면적 확대와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어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최근 본점(소공동 롯데백화점 9~11층) 중 11층에서 매장 확장ㆍ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다. 이 층은 기존에 식당가와 면세점으로 구성돼 있었다. 회사 측은 식당가를 면세점으로 탈바꿈시키는 형태로 영업면적을 늘릴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공사를 통해 본점 면적을 기존 9000㎡에서 1만400㎡로 16% 정도 확대할 방침이다. 공사는 내년 하반기께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이번 확장 공사에 맞춰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매장 리모델링ㆍ재배치` 작업도 벌일 예정이다. 우선 11층에는 최근 중국인에게 인기가 높아진 고급 시계브랜드들을 한 곳에 모아 비교하며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원스톱` 쇼핑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11층에는 또 국내 패션ㆍ식품 브랜드 공간도 마련된다. 이 층에는 중국인 전용 데스크도 있다.
화장품ㆍ잡화ㆍ식품 등이 섞여 있던 9층은 화장품 전문매장으로 재구성된다. 화장품은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품목이다. 롯데면세점 매출 중에도 화장품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 이 회사 본점 화장품 코너는 중국인이 몰려 혼잡에 따른 불만이 이어졌던 곳인 만큼 쾌적한 쇼핑이 가능하도록 리모델링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또 국산 화장품 공간을 더욱 늘리는 한편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도 추가로 입점시켜 판촉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중소기업 토산품 등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본점 확장ㆍ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 것은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롯데면세점에서는 작년 4월부터 이미 중국인 매출이 일본인 매출을 뛰어넘었다. 작년 전체로 볼 때 롯데면세점 매출 가운데 내국인 비중은 40%였고 중국인이 30%로 그 뒤를 이었다. 일본인은 20% 수준이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우리 점포에서 중국인 관광객 매출액이 2010년부터 매년 100% 이상 늘어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소개했다.
실제 11일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만난 중국인들은 "이거 좋은데"를 연발하며 고급 핸드백과 고가 스위스 손목시계를 척척 구매할 정도로 `큰손` 면모를 보였다.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제주에서 매장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현재 4개 층 규모인 제주점을 2개 층 늘려 내년 하반기부터 6개 층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매출 중 중국인 구매 비중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 면세점도 이달 내로 중국어 홈페이지를 오픈하기 로 했다.
출처:[MK 뉴스 김규식 기자 / 이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