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LCC(저비용항공사)가 국내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계 LCC의 서비스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으나 국내 이용자들이 이를 구별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국내외 LCC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승객이 전체의 11.0%인 25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증가했다.
이 비율이 두자릿수를 돌파한 건 처음이다.
그 중에서도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제주항공·진에어·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 등 우리나라 LCC의 수송객수는 169만여명으로 지난해 대비 48.8% 증가한 반면, 제스트항공을 비롯한 세부퍼시픽·스쿠트항공·피치항공 등 외국계 LCC들은 87만여명으로 무려 84.0%나 늘었다.외국계 LCC를 이용한 승객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소비자 피해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최근 필리핀 국적 LCC 제스트항공의 운항중단으로 1000여명의 우리 국민이 필리핀에서 발이 묶인 사태가 대표적이다.
항공업계는 이에 대해 “국적 LCC를 경험한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계 LCC도 이와 비슷하거나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착각한 데서 연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계 LCC와 국적 LCC는 여러가지 차이점을 보인다.
제주항공 측은 "외국계 일부 LCC들은 항공권의 현금 구매가 불가능하고 카드로만 사야 한다.
이 때 별도의 카드 수수료를 부과한다"면서 "국적 LCC는 위탁수하물을 15~20kg까지 무료 제공하지만 외국계 LCC는 구간당 1만5000원~4만원 대의 별도요금을 지불해야 하며 왕복이용시 3만~8만원의 요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외국계 일부 LCC는 온라인사이트가 아닌 콜센터를 통해 예약하면 별도요금을 징수하기도 하며, 좌석지정도 돈을 받는다"고 밝혔다.
외국계 LCC는 운임 환불 문제로 우리나라 소비자와 가장 많은 갈등을 빚고 있다.
외국계 일부 LCC들은 항공권 종류와 관계없이 운임환불이 안 된다.
우리나라 소비자가 이를 따지려 해도 동남아 등 현지국가로 전화해 현지어로 소통해야 한다. 반면 국적 LCC들은 공항세와 유류세 등은 거의 100% 환불이 되며 환불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항공료는 돌려주고 있다.
다만 특가 왕복항공권이 10만원 미만인 경우 환불수수료가 항공료보다 많아 공항세와 유류세만 환불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국적 LCC들은 해외공항에서 문제가 생기면 항공사의 손해를 감수하면서라도 숙식이나 대체편을 마련해 주고 있다.
원칙 보다는 정서를 더 고려하는 한국형 LCC의 모델을 따르기 때문이다. 외국계 LCC들은 그런 사태에 책임지지 않는다는 운송약관을 따른다.
제주항공 측은 “우리나라의 국적 LCC는 유럽과 동남아 등에서 성공한 LCC모델이 우리의 현실과 많이 다르다는 점을 2006년 이전에 간파하고 한국적 항공문화와 한국소비자의 성향에 맞게 변형돼 ‘한국형 LCC’로 자리잡았다”며 “한국형 LCC는 외국계 LCC 보다 서비스의 질이 높은 반면 외국계 LCC 보다 항공운임이 다소 높은 단점을 가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출처:일간스포츠 장상용 기자)
